카페와 퍼즐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냈냐고 하면, 밤에는 주로 술을 마셨지만 낮에는 당구를 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때는 과마다 전용 당구장을 지정할 정도였다 - 무식한 학교) 

만화책을 보거나 그 나머지 시간에는 카페에 있었다. 


나는 지독한 죽돌이로 거의 카페의 부주인 정도의 행새를 하고 살았다. 

뭐 일부 카페는 커피 맛있게 타는 법이라든가 (당시 원두커피는 재료와 장비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심플하고 쿠울한 안주 만들기도 전수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커피를 싫어하는 카페주인도 한 번 있었다. -_-;; 


그리고 그 카페에서 하는 일은 퍼즐을 맞추는 것이었다. 

뭐 어둠침침한 (예전에 카페는 왜 그랬는지) 카페 한 구석에서 왠 남자녀석 하나가 온 정신을 퍼즐 맞추기에만 팔고 있는 모습은 그닥 아름답지 못한 것이었겠지만서도...  


아침에 학교쪽으로 가서 카페를 들려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주인과 노닥, 

잠시 강의실에 들렸다가 점심을 사가지고 주인과 노닥, 

퍼즐만들기 돌입, 

수업을 마치고 온 친구들이 카페에 도착, 

잠시 노닥거리다가 술집으로 음주후 다시 카페로 귀가해서 커피 다시  

이런 삶이었다.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점심으로 샌드위치와 카페라테를 마신다. 

물론 카페라테가 이전에 내가 알지도 못하고 타대던 원두커피 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동안 저희 카페를 찾아주셨던 손님들 죄송합니다 -_-;;;;)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한 구석에 앉아서 커피와 퍼즐을 즐겼던 기억이 자꾸 난다. 그런 날을 안주삼아서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

(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2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hj lomo >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짐 꾸리기  (0) 2018.03.02
크리스마스와 연말 계획  (0) 2018.03.02
소재를 이용한 글쓰기  (0) 2018.03.02
야한 꿈  (0) 2018.03.02
남의 맘대로  (0) 2018.03.02
더보기

댓글,

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