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타우 체육대회



(금요일) 


"미스터킴 오일게임 최종 계획이에염" 

"오일게임이 뭔데?" 

"토요일 그러니까 내일!!!!" 

"아아, 미안미안 공식명칭이 그건줄 몰랐어" 

"흥- 어쨌든 함 바바요" 

"음.... 엥? 차우야 너가 왜 더블룸이야?" 

"헤헤 (수즙수즙) 남친이랑 같이갈거에염 (부끄부끄)" 

"오오 그래? 근데 그냥은 같이 못가는거 알쥐?" 

"알아염. 그래서 축구선수 하라고 했어염." 

"잘했어. 부페식권도 내가 구해줄께. 걍 남친한테 축구만 신경쓰라고해" 

"넹" 


저기서 철없이 차우한테 좋다고 농담거는 탕이 슬슬 불쌍해 온다. 

그러게 안을 잡으라니까....-_-;;;;   



(토요일) 


호치민시 05:30 


"여기에요 여기~" 

"오오 안아 너 열라 섹쉬하게 옷입었다" 

"이쁘져? 그나저나 이게 뭐 섹쉬하다고. 이따가 진짜를 보여줄께염" 

"허억~ 우리 체육대회 간다며?" 

"흥흥 밤에는 놀거니까~" 

"그나저나 얘들 왜 안와. 벌써 다섯시 반이 다되어 가는데. 아침 못먹어 배도 고프구만..." 

"어? 아침 안먹었어요? 우린 모여서 다 먹었는데...." 

"호텔에선 6시부터 아침주거든"   


붕타우시 08:00 


"아뉘 이럴수가 차우가 남친을 데려왔어여~" 

"엉? 그래 그런다고 하더구만" 

"허억~" 


불쌍한 탕녀석   


붕타우시 09:30 


"자자 김대리 그럼 우리는 골프치러 가니까 베트남애들이랑 잘 놀아봐" 

"이럴수가!!! 나만 남겨두고 모두 어딜가여~" 

"야- 이 더위에 축구하면 아마도 죽을 걸" 

"걱정마라 저기 앰블런스 서있다" 

"아아- 그럼 나만 내일까지 있는건가요?"   


붕타우시 10:00 


"자자 작전은 이거야. 나하고 퉁하고 공격을 할테니까 니들은 수비를 하고 영국에서 축구만 하다온 김이 미들필더를 뛰다가 공수전환을..." 

"아뉘 글면 내가 젤 많이 뛰자나?"   


붕타우시 10:10 - 현재스코어 4:0 


"야- 적군이 공을 몰고오면 달려들어야 할꺼아냐!!!" 

"어떻게 10분만에 4골이나 먹어. 농군줄 알아!" 

"미스터김 수비만 말고 공격좀 해!!!" 


하지만 나는 이미 온 몸의 수분을 모두 증발시킨 상태였다. 

서있는 것도 힘들다. 흑흑-    


붕타우시 10:15 


공이 나를 지나 휘익 앞으로 갔다. 

이번에도 안들어가면 흥한테 혼날까봐 예의상 들어갔다. 

적군의 수비수들이 내 돌격에 공연히 혹은 예의상 수비를 들어온다. 

그런데 투닥거리던 공이 내앞으로 쫄쫄 굴러온다. 


발끝이라도 대보려고 발을 내미는 순간 뒤쪽에서 수비수 둘이 덮쳤다. 

나는 나동그라지고 (아이고 다리야-) 그 밀리는 힘에 공이 튕겨서 골인!! 

사람들의 환호소리. 하늘이 빙빙돈다. 

드디어 역전의 발판. 현재 스코어 6:1   


붕타우시 10:35 


"무조건 김한테 패스해!!!" 

"저넘 한 넘만 막으면 돼. 다리라도 아작을 내!!!" 


베트남넘들 축구만 보면 흥분을 하는 민족이다. 

아아- 모든 수비수들이 내가 공만잡으면 드립다 발길질이다. 아이고 어무니~   


붕타우시 12:00 점심시간 


"야- 아무리 그래도 9:1이 뭐냐?" 

"에유 우리 회산 암튼 매년 이래" 

"축구, 테니스, 장기, 체스, 테니스 몽땅 예선탈락이네" 

"김 왜 말이 없어? 넘 조용한걸?" 

"이쒸~ 탕, 니! 젊은 것들이 체스랑 장기경기 나가!!! 나를 축구 내보내고!!" 


아아, 배는 고픈데 다리에 힘이 없어서 밥타러 갈수가 없다 T_T   


붕타우시 13:30 갈매기호텔 


"미스터킴. 내가 오토바이 빌려왔어요. 같이 놀러가요" 

"그래? 지금 내려갈께~" 

"빨랑와여~"  

"어? 차우야. 너도 안나갈래?" 

"우린 쉴래염 (부끄부끄 수줍수줍)" 

"글면 당근 니도, 짱도, 퉁도, 호아이도 쉬겠네?" 

"그려져 (수줍수줍)"   


붕타우시 인근 대나무 레스토랑 17:30 


"안아 번하고 어디갔었어?" 

"우리여? 쇼핑하러 갔었어요" 

"자자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마셔마셔" 

"야 차우 남친아 여기와서 한 잔 해" 

"니야 니 약혼녀 넘 귀엽다"  

"그나저나 이거 끝나고 어딜 갈거에여~ 미스터김?" 

"어? 나? 호텔로 돌아갈까하는데..." 

"아앗! 그 유명하다는 섹쉬 마사지 받으려고!!!" 

"어머, 저질. 아아 불결~~" 

"아뉘야 얘들아- T_T (사실 다리가 넘 아파 흑흑)" 

"그렇담 우리랑 같이 놀러가염"   


붕타우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 문화  경견(dog racing) 경기장 21:00 


"여길 왜 온거야?" 

"왜라녀. 붕타우의 명물이자나여. 글고 돈도 벌 수 있고" 

"미스터김은 몇번에 걸었어여?" 

"6번. 이름이 거의 장난이 아니야" 

"어? 저기서 떵싸고 있는 저넘여?" 

"아뉘 저넘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엉뚱한데 힘을 -_-;;;"   


붕타우시 23:00 


"우리 춤추러 가여~" 

"얘들아- 우리 호텔로 가자" 

"아아, 마싸지 받으려나봐" 

"정말?" 

"아뉘.... 그게 아니라...." 

"글면 춤추러 가여 아님 카라오케 가든지" 

"그래 카라오케가 났겠다."   


붕타우시 23:20 카라오케 렉스 


"아뉘 이 큰 홀에 4팀이나 있는데 기계가 하나네?" 

"그러니까 여기다가 자기가 부르고 싶은 곡을 적어넣으면 순서대로 나가서 부르는거에염" 

"엥? 글면 저 수많은 베트남 사람앞에서?" 

"내가 사진 찍어줄께요~" 

"하아-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_-;;;;"   



(일요일) 


08:30 레스토랑 


"어? 미스터김. 왜그리 멍하고 있어요?" 

"아아, 짱아 안아. 아침먹으러 왔어?" 

"아녀. 뭐 부탁하려구" 

"뭐?" 

"우리 체육대회 땡땡이치고 쇼핑하러갈건데 미스터 흥한테 얘기좀..." 

"아아, 뭐 그러지. 그나저나 번이 배드민턴 하는데..." 

"아유, 번은 운동 못해요. 걱정(?)말아요"   


10:00 배드민턴 경기장 


"번아! 열심히 좀 해. 이제 너 하나 남았어~" 

"엉엉~ 팔아파염~" 

"야, 니 키를 생각해 (나보다 크다 -_-;;) 글고 어리광은 이따가 떨고!!!" 


키는 멀때같이 크지만 울 회사에서 가장 어리고 어리광 열라 많은 번은 결국 예선탈락을 했다. 

이로서 울 회사는 더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11:00 식당 


"그니까여. 우리 밥만 먹고 호치민으로 가져" 

"으음...." 

"뭐 어짜피 다 떨어졌는데" 

"으음.... 미스타김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럼 12시30분 출발로 알고 있겠습니다" 

"그러죠. 그나저나 여자애들은?" 

"아, 몽땅 쇼핑을..." 

"아아...." 

"역시나..."   


13:30 버스안 


"김, 이거 먹어봐요. 맛있어요!!!" 

"이게 뭐야?" 

"Vietnamese small apple요" 

"근데 속은 꼭 대추같은데?" 

"사과 맞다고요!!! 그리고 여기 소금 ^^"   


13:40분 당근 버스안 


"김, 이것도 먹어봐요. 글고 쓰레기는 나 주고" 

"이건 또 뭐야?" 

"메에~요" 

"으음 도데체 어떻게 먹는거야?" 

"이렇게 까서요. 아- 해봐여 먹여줄게" 


모양은 콩 뿔려놓은 것 같은데 맛은 꼭 감같았다.   


14:00 버스 급정거 


자던 나는 벌떡 일어났다. 


"뭐야? 뭐?" 

"미스터김 게 사는데 같이 가봐요~" 


그러니까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게 파는 가계를 발견하고 버스를 급정거 시킨 것이다. 무서운 아줌마들....   


19:00 호텔 


간만에 들어온 호텔에는 이상한 냄새가 가득했다. 

빨래감도 정리하고 짐도 정리하고 머엉하고 앉아있다. 

손은 두군데 까지고, 다리에 멍은 총 7군데. 허벅다리는 맹렬히 쑤셔온다. 

아아 이제 그만 그만 체육대회는 내년까지 forg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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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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