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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달려든다고 생각될때
한국에 돌아왔다. 뭐 2년간의 생활이래야 고작 사진들로만 남았고 회사에서는 "어 벌써?" 라는 말을 한 100번쯤 들었다. 그런거다. 나의 존재란게 한 2년정도 없어져도, 다음에 만나면 "어? 벌써?" 라는 생각을 가져오는 그런 것이다. 그렇지만서도 한국에 돌아오자 일들이 마치 2년동안 기다렸다는 듯이 생겨나고 있다. 오늘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하고, 내일은 이런저런 마음이 좋지 않을 전화를 걸어대야 하고, 다시금 인사는 이런저런 문제로 묶여가고 있다 보고서도 써야하고외국의 선진문물을 습득하고 온 기념으로 전달교육도 해야하고 (스파게티 삶는 법이나 가르칠까 생각중이다) 내가 살아왔던 대부분의 경우처럼 이번 해도 바쁘게 이것저것들이 지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조용한 2-3년과 아주 정신없..절차의 나라 영국
교수와 마지막 신경전 중이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대충 논문이 마무리 되는 셈이다. 그 동안 수 많은 대결을 펼쳤으며, 수차례 프리젠테이션을 해냈으며, 다수의 패배와 약간의 성공을 거둔 결과이다. (아- 이렇게 쓰고나니까 넘 쉬워 보인다) 암튼, 두 교수 중 한 교수로부터 excellent하다는 칭찬과 함께 저쪽 교수랑 얘기가 끝나면 2부 프린트 해서 가져오라는 기쁜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후 절차에 대해 물었다. 그렇게서 듣게된 내가 졸업을 내년 여름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내가 학교에 제출한 MPhil 학위 응모서는 지금 영국에서 이를 주관하는 Senate House에 있다. 이들이 내 학위진행 사항 그러니까 제때 등록하고 적절한 교수밑에서 2년과정을 마쳤는지 확인하면 - 이건 학교와 Sena..마지막들의 시작
오늘은 그러니까 마지막 금요일인 것이다. 다음 주 목요일에 날아가니까 이제부터 그러니까 마지막 금요일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구태여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다 마지막이 되는 것이다. 아침 9시 5분에 로버트 방에 들어가서 "이게 내가 생각하는 최종본이어요" 하고 논문을 던져놓고 이메일과 링크사이트들을 방문하고나서 9시 30분에 크리스방에서 가서 "이게 내가 생각하는 최종본이어요" 하고 논문을 던져놓고 다시 방으로 오면서 커피를 탔다. 다이어그램 하나를 손보고 있자 10시30분에 언제나 늘 그런 금요일 처럼 사이먼이 "뭐 먹을꺼야?" 하면서 메뉴를 들이민다. 주문을 하고 다시 이거저거 손보니까 12시30분이었다. 오늘은 교수 세 명과 대학원생 세 명으로 이루어진 '금요일 식사모임' 인원이 늘 ..Acknowledgement를 쓰는데....
논문을 쓰다가 보면 맨 앞에 누구누구에게 감사를 드린다는 부분이있다. 뭐 대부분은 이 연구에 돈을 대주신 누구와 교수님들과로 시작해서 친구와 가족으로 끝을 맺는 감사의 글이다. 문제는 이것도 영어라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침에 교수와 마지막 일전을 기다리면서 시간절약을 위해 미리 썼다. 그런데, 왠지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넘 감정적이 되는 것이었다. 아직 논문에 통과도 되지 않았는데 (영국애들은 안된다하면 안된다) 누구누구 고맙고.... 등등을 쓰는 기분이 영 아니었다. 공연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자의 슬픔도 들고. 어제 마지막 부분을 전해준 교수는 아직까지 보자는 얘기도 없고 이제 일주일 남았는데.... 언제 디펜스하고 언제.... 이런 생각도 들었고... 다 포기하고 점심거리를 사가지고 연구실에 ..외형의 아이덴티티
방금전에 점심사러 매점엘 다녀오는데 중국여자애를 한 명 만났다. 아마도 올 해 신입생이거나 어학연수 오는 애 같았다. (이건 내가 작업선수가 아니라 - 당연하지 않는가 - 아직 영국물이 덜 들어간 그 걸음걸이나 옷차림이나 표정을 보면 쉽사리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손엔 빵을 한 손엔 밀크티를 들고 터덜거리면서 내려오는 나를 바라보고는 그 녀는 내게 사악- 미소를 지었고, 물론 이 대목에서 나도 미소를 지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젊은 처자가 자기에게 사악 미소를 짓는데 당연한 리액션이지 않는가. 살살 다가와서는 열라 중/국/말/로 내게 뭔가를 물어봤다. '아, 이런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뭐 그 다음은 당연히 "아이 칸트 스픽 차이니즈. 메이 아이 헬프 유? 웰...." 식의 말이 이어졌고.... ..88년에 한 첫 소개팅
공부가 하기 싫은 토요일 오후에 빈둥거리고 있자 왠지 대학교 막 들어가서 빈둥대던 시간이 생각난다. 난생 처음으로 한 소개팅은 어머니가 시켜줬다. 예나제나 어머님과는 공식적인 이야기 이외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년에 한 네번정도 그러니까 '분기는 넘기지 말고 자식과 대화를...' 이라는 어머님의 어떤 신조의 영향으로 뭐 그정도 하고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88년도 5월 어느날인가, 간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 고등어와 함께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있는데 (늘 간마에 일찍 집에 들어간 날은 이런 행동을 했다 -_-;;) 어머님이 다가오셔서 "소개팅을 하렴" 하셨다. 보통의 경우라면 "소개팅을 할래? 라고 하여야죠" 라고 반박을 했었겠지만 뭐 어머님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고 나름대로의 나에 대한 계획..스코틀랜드 여행기
오늘 필름들을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한국에서 인화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다가 여행기라도 올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로모그래피들을 보면서 어라? 엥? 등등을 경험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핑계는 이렇게 대고나서.... (여행개요) - 일자 : 2003.8.15-18 - 장소 : 스코틀랜드 - 참석자 : 나, j형, j씨, j양, g군 (제귈 j가 외이리 많은거야) - 이동 : j형 자동차 (VW Polo) (떠나기 전 삼일전) 나 : 형 뭐해여? 형 : 묻지마라. 너도 마지막 학기라서 잘 알거 아냐 나 : 교수가 막판에 배신했어 형 : 교수라는 존재는 원래 그런거야 나 : 어디 안갈래요? 형 : 너의 마지막 여행이 되는거냐 나 : 그렇죠 그래서 죽기전에 꼭 Is..스코트랜드적인 황당한 광고
스코틀랜드라면 역시 훈제 연어와, 스콧티쉬 테리어와, 체크와 엉겅퀴와 등등 이라기 보다는 역시 스카치 위스키....인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에 나오는 위스키들은 블렌딩된 것으로 여러가지 주정을 섞어서 만든 것이지만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면 싱글몰트 위스키들을 여러가지 맛볼 수 있다. 주정이 하나이다보니까 위스키마다 독특한 향기가 나서 위스키를 싫어하는 나도 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스콧랜드를 여행하다가 에딘버러에 있는 화장실을 갔다. 뭐 평범한 남자 화장실이었다. (도데체 평범하지 않은 화장실이란...-_-a) 일을 보고 손을 씻는데 콘돔 자동판매기가 있었다. 이것도 역시 평범한 설정인데 문제는 그 내용물에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광고판을 봤는데 거기서 파는 콘돔은 바로.... 위스키맛 콘돔이었다. ..로모를 찍어대는 이유
로모를 왜 찍나요? 이렇게 당돌하게 물을 사람은 없지만 로모를 찍으면 뭔가 다른가요? 라는 질문은 몇번인가 받았고 그럴때마다 "에 로모는 다른 사진기 보다도 내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어쩌고"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 그러고 나서 두대째의 로모를 사용하는 이 정도에 이르러서 새로운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이 결론은 말하자면 얼마 전에 한국으로 짐을 붙이면서 2200장의 로모를 정리한 앨범을 짐속에 넣으면서 느낀 것이다. 예전이라면, 기억하기 위해서 혹은 다시 기억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었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게 너무나 감정적인 부분이라서 아무리 그 때의 기억을 이렇게 저렇게 살려봐도 뭔가 모자란 것이고 아쉬운 것이다. 요사인 그래서 잊기 위해 로모를 들이댄다. 마치 내 기억의 보조장치처럼 로..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