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knowledgement를 쓰는데....
논문을 쓰다가 보면 맨 앞에 누구누구에게 감사를 드린다는 부분이있다. 뭐 대부분은 이 연구에 돈을 대주신 누구와 교수님들과로 시작해서 친구와 가족으로 끝을 맺는 감사의 글이다. 문제는 이것도 영어라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침에 교수와 마지막 일전을 기다리면서 시간절약을 위해 미리 썼다. 그런데, 왠지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넘 감정적이 되는 것이었다. 아직 논문에 통과도 되지 않았는데 (영국애들은 안된다하면 안된다) 누구누구 고맙고.... 등등을 쓰는 기분이 영 아니었다. 공연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자의 슬픔도 들고. 어제 마지막 부분을 전해준 교수는 아직까지 보자는 얘기도 없고 이제 일주일 남았는데.... 언제 디펜스하고 언제.... 이런 생각도 들었고... 다 포기하고 점심거리를 사가지고 연구실에 ..외형의 아이덴티티
방금전에 점심사러 매점엘 다녀오는데 중국여자애를 한 명 만났다. 아마도 올 해 신입생이거나 어학연수 오는 애 같았다. (이건 내가 작업선수가 아니라 - 당연하지 않는가 - 아직 영국물이 덜 들어간 그 걸음걸이나 옷차림이나 표정을 보면 쉽사리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손엔 빵을 한 손엔 밀크티를 들고 터덜거리면서 내려오는 나를 바라보고는 그 녀는 내게 사악- 미소를 지었고, 물론 이 대목에서 나도 미소를 지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젊은 처자가 자기에게 사악 미소를 짓는데 당연한 리액션이지 않는가. 살살 다가와서는 열라 중/국/말/로 내게 뭔가를 물어봤다. '아, 이런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뭐 그 다음은 당연히 "아이 칸트 스픽 차이니즈. 메이 아이 헬프 유? 웰...." 식의 말이 이어졌고.... ..88년에 한 첫 소개팅
공부가 하기 싫은 토요일 오후에 빈둥거리고 있자 왠지 대학교 막 들어가서 빈둥대던 시간이 생각난다. 난생 처음으로 한 소개팅은 어머니가 시켜줬다. 예나제나 어머님과는 공식적인 이야기 이외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년에 한 네번정도 그러니까 '분기는 넘기지 말고 자식과 대화를...' 이라는 어머님의 어떤 신조의 영향으로 뭐 그정도 하고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88년도 5월 어느날인가, 간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 고등어와 함께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있는데 (늘 간마에 일찍 집에 들어간 날은 이런 행동을 했다 -_-;;) 어머님이 다가오셔서 "소개팅을 하렴" 하셨다. 보통의 경우라면 "소개팅을 할래? 라고 하여야죠" 라고 반박을 했었겠지만 뭐 어머님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고 나름대로의 나에 대한 계획..스코틀랜드 여행기
오늘 필름들을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한국에서 인화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다가 여행기라도 올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로모그래피들을 보면서 어라? 엥? 등등을 경험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핑계는 이렇게 대고나서.... (여행개요) - 일자 : 2003.8.15-18 - 장소 : 스코틀랜드 - 참석자 : 나, j형, j씨, j양, g군 (제귈 j가 외이리 많은거야) - 이동 : j형 자동차 (VW Polo) (떠나기 전 삼일전) 나 : 형 뭐해여? 형 : 묻지마라. 너도 마지막 학기라서 잘 알거 아냐 나 : 교수가 막판에 배신했어 형 : 교수라는 존재는 원래 그런거야 나 : 어디 안갈래요? 형 : 너의 마지막 여행이 되는거냐 나 : 그렇죠 그래서 죽기전에 꼭 Is..스코트랜드적인 황당한 광고
스코틀랜드라면 역시 훈제 연어와, 스콧티쉬 테리어와, 체크와 엉겅퀴와 등등 이라기 보다는 역시 스카치 위스키....인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에 나오는 위스키들은 블렌딩된 것으로 여러가지 주정을 섞어서 만든 것이지만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면 싱글몰트 위스키들을 여러가지 맛볼 수 있다. 주정이 하나이다보니까 위스키마다 독특한 향기가 나서 위스키를 싫어하는 나도 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스콧랜드를 여행하다가 에딘버러에 있는 화장실을 갔다. 뭐 평범한 남자 화장실이었다. (도데체 평범하지 않은 화장실이란...-_-a) 일을 보고 손을 씻는데 콘돔 자동판매기가 있었다. 이것도 역시 평범한 설정인데 문제는 그 내용물에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광고판을 봤는데 거기서 파는 콘돔은 바로.... 위스키맛 콘돔이었다. ..로모를 찍어대는 이유
로모를 왜 찍나요? 이렇게 당돌하게 물을 사람은 없지만 로모를 찍으면 뭔가 다른가요? 라는 질문은 몇번인가 받았고 그럴때마다 "에 로모는 다른 사진기 보다도 내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어쩌고"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 그러고 나서 두대째의 로모를 사용하는 이 정도에 이르러서 새로운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이 결론은 말하자면 얼마 전에 한국으로 짐을 붙이면서 2200장의 로모를 정리한 앨범을 짐속에 넣으면서 느낀 것이다. 예전이라면, 기억하기 위해서 혹은 다시 기억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었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게 너무나 감정적인 부분이라서 아무리 그 때의 기억을 이렇게 저렇게 살려봐도 뭔가 모자란 것이고 아쉬운 것이다. 요사인 그래서 잊기 위해 로모를 들이댄다. 마치 내 기억의 보조장치처럼 로..일본여자 사귀어도 되요?
인생을 살다가 보면 별별 종류의 사람을 다 만나게 되지만 (어쩐지 나는 그 빈도수가 높다) 처음 만나서 그것도 자기보다 7살이나 많은 내게, 그것도 기차역 동네 펍에서, 다짜고짜 첫 질문으로, 그 전까지는 예예 라든다 아하 등등 정도말 말하다가 "근데 일본 여자애를 사귀어도 되나요?" 라고 묻는 인간은 좀 당황스러웠다. 뭐 거의 일년 전 이야기 이고 지금 써놓고 보니까 그렇게까지 당황스러운 얘기도 아니지만 당시는 조금 당황을 했었다. 그래서 대답을 "특정 종교를 믿으시나요?" "아니요" "그럼 우리나라가 뭐 결혼하는데 당의 허락을 받는 그런 나라도 아니고, 교주의 점지를 받아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결혼 그 자체도 아니고 그냥 여자애 만나서 툭툭거리고 밥 정도 같이 먹고, 둘이 좋아서 히히덕 ..[유학생용요리] 호박찌개
영국에서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싼게 하나 있다면 새우다. (혹시나 요사이 우리나라 새우값이 확 싸진건 아니겠지 ^^;;) 뭐 생물이야 어느 정도 가격이 있지만 냉동은 그럭저럭한 가격으로 게다가 가끔은 buy one get one free도 하기 때문에 냉동고 한쪽에는 새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늘은 그 새우를 이용한 가격 저렴하고 고국의 느낌이 나는 술안주도 되는 그런 찌개. 재료설명 - 호박 1개 : 테스코나 샌즈버리나 아무데나 판다 - 새우 2마리 : 껍질 벗긴거 말고 있는채로 냉동된거 - 고추가루 : 고추가루만은 한국에서 가져오라고 예전에 말한적이 있다 만드는 방법 - 호박을 반달 모양을 썬다. - 소스팬에 물을 붓고 호박과 새우를 넣고 가열한다. 단 물은 너무 많이 잡지 않는다 - 거의 다 익었..글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때 잠깐 동안 문화부장을 했었다. 뭐 문화부장이래서 문화적인 활동을 했다기 보다는 주로 당시에 주요 이슈가 학원 민주화였기 때문에 데모용 찌라시에 들어가는 (아아 상당히 비하하는 표현이군) 글들을 썼었다. 뭐 이런 찌라시들에게서 21세기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열 방향을 찾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말하고 싶은 바를 적절한 선동적 어휘와 정확한 내용전달을 위한 표현으로 채우면 되었다. 게다가 도서관 점거 후에 책상들을 모아 놓고 그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전동타자기로 툭툭 거리면서 A4용지를 메꿔 나가고 있었지만서도 결국은 이것도 글 나부랭이라서 밀리면 잘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투쟁이 승리로 끝나고 (결국 총장이 물러나고...등등등)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을 바라본 친구녀석들이 (녀석들은 쁘..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