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릴적에는 칭찬받으려고 했고 물론 부상도 따라온다 ^^;;
대학교 가서부터는 어떤 수단의 개념으로 했다. 역시 부상이 따른다.
대학원은 놀고 싶어서 갔고 거기서 본 교수님들도 역시 유유자적하셔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영국에 와서 우리 교수들의 일과를 살펴보면;
교수1 - 왕교수님
- 아침 8시20분정도 출근
- 화장실 1회를 제외하고는 방안에 틀어박혀서 공부 또 공부.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점심을 방안에서 해결하는 것 같다.
- 저녁 7시40분 퇴근
- 토요일 및 주일은 오후 2시출근 6시퇴근 (존경 x1000)
교수2 - 새끼교수님
- 아마도 교수1보다 일찍 출근
- 아마도 교수1보다 1.5배 많은 공부와 강의와 지도
- 언제 퇴근하는지 모름
- 토요일 주일도 종종 종일 공부 (존경 x1000)
그래서 결론은....
교수는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유유자적하는 지식인으로 썩기에는 집에 돈이 없고 그렇게 죽도록 공부하면서는 희열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교수가 되고 싶을 때가 있으니...
어제 교수1과의 만남에서
"그래 전체적으로는 다 괜찮고(이 말은 한달반째 듣는다 -_-;;;) 여기다가 몰리 논문을 읽고 한 문장정도 더 적어보지"
몰리의 논문은 길기로 악명이 높다. 특히 이 논문은 50페이지 폰트 8의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데 그걸 한 문장으로 T_T
교수2와의 방금 만남에서
"음, 좋군. 그런데 이거저거 해석 다시하고 이 그림 이렇게 저렇게 수정하고, 이거 추가시키면 좋겠어. 내일 볼 수 있을까?"
나의 인생은, 나의 뭐랄까 인간적인...은 거창하고 그래 적어도 파스타 삶을 시간이라도...
지난 주에 내 생일도 이런식으로 지났고, 친구녀석들 다 놀 제헌절도 이런 식으로 보낼 것 같다.
교수가 되서
"저기요 선생님~"
하고 들어온 제자에게
"이거저거는 고려해봤어? 그럼 누구누구하고 누구누구 논문을 읽고 이 부분을 좀 보강하고,
이런 식으로도 한 번 분석해바바. 내일은 좀 바쁘고 모레 아침에 만나세"
하는 새디스틱한 즐거움을 함 느껴보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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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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