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전에는 정말로 사고 싶은 물건이란 게 없었다.
물론 노트북이 자극을 했지만서도 그저 '있음 좋겠다' 였지 '이걸 이렇게 저렇게 해서라도 구입을 해야지'까지는 아니었다.
옷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요사이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사고 싶은 물건이 자꾸 많아진다.
마치 하숙방에 살면서 이제 곧 방학이 닥칠텐데도 주책없이 이거저거 사들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아무리 자위를 해도 욕망이란게 꽤 강하다.
일단 볼펜들...
아직까진 만년필을 쓰기에는 나이가 어리지만 난 꼭 서명용 볼펜은 좋은 것을 사고 싶다.
지금 사용하는 파카도 괜찮은 편이고 얼마 전에 선물받은 스위스 아미용 한정판 볼펜 (정말 생산번호가 찍혀있다)도 있지만서도 왠지 멋진 볼펜을 보면 욕망에 싸인다.
그리고 카메라들...
영국은 정말 카메라의 천국이다.
2차대전 이전 시대부터 지금까지 카메라들과 그에 대한 액서사리와 렌즈들이 줄줄이 구비되어 있다.
내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교세라제 SLR을 얼마전에 중고 카메라샵에서 만났을적에는 지이이한 감동까지 왔었다.
가끔 로모로 잡기에 tricky한 상황을 만나면 아아 이럴적에 극단의 조리개로 한 번 잡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서브노트북은....
거의 포기상태다.
결국 노트북은 어찌되었건 내 주변에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고 내 돈으로 사기에는 카메라가 울고...
X5를 위해서....
는 로또를 구입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주차되어있는 녀석을 보면 우웅~ 하는 마음이 든다.
또 영국와서 주로 보는 프로그래이 요리 프로그램과 집고치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멋진 주방용품과 오븐 그리고 각종 DIY 기구와 가구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하기사 신도시 주공 24평짜리 아파트에 도무지 맞지 않는 상황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서도
이렇게 말하고 나서도 한국에 돌아가서는 이미 여기의 삶도 그렇지만 미니멀하게 살거라고 떠들고 다닌다.
인간은 어떤 욕심 하나를 만족하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신선하고 더욱 그럴사한 새로운 욕심을 만나게 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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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댓글,
mm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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