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온다.

이 분들은 화몽족 여인들입니다

베트남 산악에 사는 여러 소수민족중에 몽족이 있다. 

"몽족은 바위에서 태어나고, 바위에서 잠을자고, 바위 위에서 죽는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종족이다. 

요사이 우리나라 선교사들이 전도하러 많이들 들어갔다고 하던데.... 

나는 뭐 그런가부다 하고 살고 있다.  

그런데 어제 차우가 신기한 얘기를 들려줬다. 

원래 몽족은 남녀 차별이 심해서 대충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정서로 살고 있으며, 

대충 일도 여자가 다하고,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집가고 등등등의 상황이 펼쳐진단다. 

심지어 밭에 일나가는 여자애를 납치해다가 훌러덩 도둑결혼해 놓고는 "이제 어떻하겠냐. 걍 살아라" 라는 식의 황당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단다. 

덕분에 몽족 여자들은 기구한 운명과 사연을 많이 간직하고 산단다. 

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분위기상 늙은 남자와 산다던가 강제로 끌려와서 시집살이를 한다던가 이런 식이다. 

글고 여자가 남편을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배신하면 바로 사형이란다. 

게다가 일은 고되고 남자들은 도움도 안돼고.... 

이런 것까지 생각하면서 도데체 어떻게 몽족 여자들은 살아갈까 생각이 들었다.  

"근데요, 몽족은 아주 특별한 하루가 있어요" 차우가 말했다 

"여자들이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거죠" 

"무슨날? 잔치날인가?" 

"노노노 love day in cloud 라구요" 

"그게 뭔데?"  

차우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년에 하루 그러니까 구름속에 사랑일이라는게 있어가지고, 

이 날은 여자들이 결혼했건 하지 않았건 몽족 모두들 사랑을 찾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진짜로 자기기 원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다. 

대부분 커플도 이 때 만들어지고, 억울하게 결혼한 여인네들은 원래 자기 애인하고 애틋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몽족 여자들에게 물어보면 이 날 하루를 위해서 일년을 참는다는 사람들이 왕왕 있다고 한단다. 

"으음 어찌보면 가슴이 아픈 얘기인걸?" 

"그렇죠? 암튼 남자들은 못됐어요" 

"차우야 그런 얘기가 아니지. 게다가 너는 남친을 열라 부려먹자나" 

"흥흥" 

"그나저나 발렌타인 데이에 뭐할꺼야?" 

"남친한테 선물 받아야져" 

"무슨소리!! 발렌타인데이에는 여자가 선물하는 거야" 

"거짓말 말아요!!"  

암튼 베트남식 발렌타인데이는 남자가 뭔가 준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되었다. 

으음 몽족식 발렌타인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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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