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나 좀 봐"
"넹 부장님"
"나 지금 하노이 올라가거든, 그러니까 김대리가 비엣소프페트로 가서 닥터 콴을 만나가지고....... ....."
"비엣소프페트로라 하시면 그 붕타우에 있는 그 곳을 말하시나염?"
"그런거지"
"시러요"
"왜?"
"할 일 엄청 많은데 이 상황에 두 시간이나 자동차 타고 가서 그 많은 일을 어떻게 오늘 중으로 다해요"
"이넘이 반항이냐? 듀글래?"
"우쒸- 글면 꽁사오바이남(0675) 타고가여?"
"헤헤 김대리야~ 근데 그게말이야... 차들이 몽땅 손님용으로 차출이되는 바람에...."
"엥? 글면 대중교통수단으로 가라는?"
"출장비 팍팍써- 밀어줄게"
"시러요- 이 더위에.... 대중교통수단이라뉘"
"아아 이 쉐이.... 그래그래 글면 차우랑 같이 다녀와. 가서 차우한테 다 복사시키고 너는 콴하고 떠드는척 하면서 정보를 빼. 알간?"
"차우랑여? 넹 다녀오겠씀돠"
"차우야 차우야"
"넹?"
"지금 젤 빠른 넘으로 붕타우행 고속선 예약 두 장 해줘. 나랑 같이 붕타우 출장 가자구"
"붕타우요? 주말에 다녀왔자나요?"
"아아 이번엔 일로 가는거야. 내가 출장비로 게사줄게"
"게요? 좋죠 ^^"
이리하야 졸지에 저번에 영광의 상처를 입은 붕타우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3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긴팔 와이셔츠에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노트북을 든 남자와 (접니다 -_-)
그 남자에게 뭐라뭐라 영어로 떠드는 세미 정장을 입은 여자 (차우죠)는 주변 인간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면서 쳐다보는데 아랑곳 하지 않고 차우는 신발을 착착 벗더니 예의 그 자세. 그러니까 그 좁은 의자에 다리를 착착 접어서 앉는 자세를 취한다.
"이렇게 앉는게 더 편하다구요~"
차우를 비롯한 대부분의 여직원들은 이렇게 주장하지만,
다리를 착착 접는 모습을 보면 (이건 택시를 타도, 버스를 타도, 배를 타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차우처럼 긴 애가 길고 가는 다리를 척척 접어대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그러고 보면 저번에 국내서 타고 하노이 갈적에도 옆에 아가씨가 다리를 착착 접어서 그 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포옥 뭍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비에트소프페트로를 나와서 택시를 잡아타고 차우가 좋아한다는 게요리집엘 갔다.
"김 맥주 마실거죠? 난 코코넛 마실거에요"
"아뉘야. 회사돌아가야 하는데"
"헤헤. 걍 여기서 빈둥거리다가 마지막 배타고 가염 ^^"
"그럴까나? 글면 전화해서 예약 변경해줘~"
"넹~"
"여기 맥주랑 코코넛이랑 게랑 잔뜩 주세여~"
"신난다~"
"그나저나 니 남친도 같이 왔음 좋았겠다"
"안돼여. 울 남친네 회사 넘 바빠여. 글고 열쒸미 일해야지 ^^"
"헹- 남친네 회산 부흥하고 울 회산 빈둥거리다 망하란 말이쥐?"
"헤헤."
차우는 헤헤 거리면서 다시 다리를 착착 접에서 이번에는 야외용 의자의 그 좁은 면적위에 사악하고 올라가는 기술을 선보인다.
"너네들은 참 다리를 잘 접는거 같아"
"응?"
"꼭 이 게 같이 않냐? 착착착"
"김이 운동부족이라 그래요!!"
뭐랄까 그 착착 접는 능력은 운동능력과는 상관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여기 사람들이 착착 접어서 그늘에 들어가는 모습은 왠지 자연스럽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착착 접어서 도데체 뭘 할 수 있겠는가.
암튼 베트남애들의 신기한 능력 - 착착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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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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