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가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서 이별주를 마셨다.
뭐 정작 내가 한국가면 또 보겠지만서도 술이란 늘 핑계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너는 그렇게 많이 마시고 많이 피는데 의외로 피부가 좋다" 라는 말을 했다
"아유 오빠~ 이게 다 돈이야. 내가 여기에 들이는 돈이면..."
하면서 시작해서 그녀가 그정도의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그 정도의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교를 잔뜩 들었다.
s는 거의 가공할 노력과 돈을 쏟아 붓고 있었던 것이다.
약간 술이 깨는듯 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 필름을 맡기려고 읍내로 터덜거리면서 내려가다가 역시나 터덜거리면서 내려가는 m양을 만났다.
"어디가냐?"
"엉? 아, 집보러가요. 다음학기에 살 집"
"남자친구녀석은 뭐하고?"
라고 말을 하고 나서는 약간 후회를 했다.
둘이 엄청나게 살벌해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바로 어제 밤까지 전투중인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여긴 시골인데다가 내가 뭐 일종에 원로원이어서 소식을 다 들을 수 있다 -_-;;;)
"아하, 오빠는 어제 술먹고 자고 있어요. 에휴 게을러서... 그래서 걍 혼자 집을 결정하려고..."
다시 오빠라는 표현이 나오고 배시시 웃는 것으로 봐서 극적인 화해가 되었다는 말인 것 같았다.
극적인 화해...란 존재하는 것인가보다. 난... 안된다.
저녁때 집에와서 맥주를 한 잔 하면서 TV를 보려는데 k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때요 섬머볼에 같이 안갈건가요?"
"아아, 싫어! 이 나이에, 글고 어짜피 너는 남자친구랑 가는거잖아"
"하하 젊음을 느껴보라구요!!"
"당신이나 젊은 애인 뺐기지 말고 조심하지"
"걱정하지 말라구요!!"
"그나저나 맥주 사나놓은 것 있으면 몇병만 가져다줄래?"
"늙은이....TV보면서 맥주나 홀짝거리고"
"너무하는군. 바로 한 달전의 당신 모습이야"
한 달 전까지만해도 상상할 수 없던 해해해라든가 수즙수즙하는 모습을 요사이 보이는 k가 맥주 5병을 놓고 갔다.
맥주를 마시면서 후배가 가져다 준 피렌체에서 본 송양과의 인연도 있고해서 잘 안보는 드라마지만 올인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결국은 '왜 인기지?' 라는가 '왜 재미가없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서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냥 보면 거의 뾰족하지만 화면을 보면 동그랗게 보이는 송양만큼이나 여자는 참 대단하게 버라이어티한 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역시 '이해하지 말기로 하자'로 정한 내 생각이 다시 옳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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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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