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



돈을 조금 들이는 여행이란 다른 말로 하자면 엄청난 준비를 요한다는 말이다. 

공부도 하기 싫고 해서 하루 종일 인터넷을 붙잡고 싼집을 알아보고 있다. 

비행기표도 되었고 (축복받을지어다 라이언에어~), 렌터카도 되었고 (드디어 포드 포커스를 몰아본다), 

로모용 배터리와 필름도 도착했고 (영국에 새로나온 Kodak Supra Royal 200의 느낌을 기대해주시시...), 음식거리도 대충 준비했고, 

얼추 준비가 된 것 같은데 아직 집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냥 맘 편하게 한국민박을 가자니 넘 비싸고.... 

유스호스텔을 가자니 음식값과 자유도가 문제고.... 

빌라를 하나 빌리려는데 도무지 이태리 녀석들은 웹사이트에 적어논 내용이 없다.... 

그냥 전화해 함 알아보셔... 뭐 이런식이다.  


오후에 인터넷이 귀찮아져서 집을 나서는데 k한테 전화가 왔다. 


"뭐해요? 점심같이 먹어요" 

"엉? 그러지뭐." 계단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는데.... 

"뭐하려는 중이었죠?" 

"아아, 여행준비하려고 뭔가 살까하고" 

"오오 쇼핑!! 나도 가요" 

"그래. 그나저나 생일 파티는 즐거웠어?" 

"당근이지요. 완전히 취해버렸다구요"  


k가 데킬라를 원샷날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으음, 위험하다구. 여자가 완전히 취해버리면..." 

"하하 괜찮아요. 맘에 드는 남자가 옆에 있었다구요" 

"누구? 그 연하?" 

"어떻게 알았죠?" 

"홈페이지 일기장에 써놨자나" 

"아앗! 일본어 못한다고 해놓고는" 

"요사이 인터넷에 번역을 해주는 사이트가 있지. 글고 너는 내 글을 다 읽으면서 내가 니 글은 못읽는다면 넘 불공평한거 아니겠어?" 

"흐음~"  


샌드위치를 먹고 윈져로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카메라 가방 하나를 샀다. 


"여행준비라면서요?" 

"으음, 로모그래퍼를 위한 여행준비지" 

"아아~"  


자, 로모는 준비되었고.. 

그 다음엔... 역시나 머리아픈게 여행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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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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