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아 바둑아




“우리 강아지가 영 밥을 잘 안먹어요" 

"어디가 아픈가요?" 

"글세 잘 모르겠는데 이사와서는 밥도 잘 안먹고 힘도 없는 것 같고"  


동네에서 잘 나가고 약수터만 가면 뭇 할머니들에게 '이쁘다', '영리하다', '착하기도 하지' 등등의 칭찬을 받던 우리 바둑이가 

조금 잘 사는 동네에 와서 안하던 목줄까지 하고 길거리에 나가봤더니 주변에는 몽땅 수입산 강아지라 말도 안통하고 

그닥 상위권에도 끼지 못하는데다가 애견센터에서 구입한 사료는 약수터 할머니들이 한 귀퉁이 띄어주던 단팥빵보다도 맛이 없는 삶으로 전환 된 결과다.  


어제 컴퓨터를 완전히 날리고 파티션부터 다시잡고 포맷하고 이 ㅈㄹ을 한 이유는 순전히 xp 때문이다. 

뭐 내 노트북은 일종에 음모론(conspiracy theory)에 의해서 기종이 선택되고 내손에 인도된 회사소속 ㅅㅅ에서 만든 ㅅㅅ라는 기종인데, 처음엔 한글 윈미가 깔려있었다. 

우리나라 제품이 그렇듯이 외모로는 그럴듯했고 나름대로 잘 움직였는데, 한글오에스가 영국에서는 잘 먹혀들어가지 않아서 (IT engineer가 혐오했다) 

영문오에스로 바꾸려고 찾던중에 xp가 떠억하니 나타났다.  


실패의 원인은 이거다. 

하필 그 순간에 왠 녀석이 내게 자랑스럽게 OS X가 깔린 파워북을 보여준 것이다. 

우오옷!!! 이렇게 이뿌다니 (참고로 이쁜거 사족 못쓰는 나) 이런 감동 속에서 어디선가 xp는 os x를 많이 참조했다는 (뻬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xp를 깔았다. 


결과는.... 

절/대/로/ 이건 디자인이 아니다 싶었고 (m$사는 아직도 오에스와 어플리케이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_-;;) 내 노트북이 원망스러우리만큼 느렸다.  

덕분에 램도 늘리고 했지만 역시나..... 


결국 바둑이에게 xp는 맞지 않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바둑이는요?" 

"네, 시골로 보냈어요." 


네, 결국 윈 2000으로 바꾼 것이다. 

아직까지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 안정적인 프로그램 진행이 눈부시다. 물론 엄청난 양이 패치를 깔아야 했지만서도....  


결국 바둑이는 건강을 되찾고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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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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