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 7


후에에서 호치민

  


아침에 내려가서 식사를 하는데 커피걸이 다가와서 어제와 마찬가지이지만 왠지 밝아진 음성으로 


"커피 아님 티?" 한다. 

"아아 커피로"

"오늘 호치민으로 돌아가는가 보죠? 이른 아침이에요"

"네 비행기가 아침이라서"





아침을 먹고 호텔뒤쪽으로 나오자 아침에 피는 붉은 빛의 연꽃들이 있다.  

연꽃들에게 몇 번의 셔터로 인사.

연꽃이 가득한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 돈을 내고 마지막으로 한 번 이틀동안 묵었던 흥지앙(Huong Giang) 호텔을 바라본다. 

이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후에 공항은 몇 년 전까지만해도 변변한 건물이 없어서 비행기가 활주로에 서면 걸어내려와서 바로 비행기에서 짐을 찾아가지고 버스타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뭐랄까 새로지은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의 공항건물이 들어서있다.

내가 탈 비행기의 사진을 (비행기가 한 대밖에 없다 ^^) 찍고나자 옆에 서 있던 헬기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비행기에 오르고 슬슬 활주를 하고 빵이 나오고.... 삶은 반복적인 것이다.




 



 

마지막부터 시작하는 여행

 


집에 돌아왔더니 예의 그 사람이 없는 집에서 만들어내는 냄새가 난다.

가방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고 별 이상이 없나 여기저기 둘러본다. 

이로서 4박5일의 베트남 중부 여행이 끝난 것이다.


대충 빨래거리를 던져넣고, 휴대용하드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사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300D가 찍어낸 5.2GB와 세통의 로모그래피가 손끝에서 까딱거리고 있다. 

폴더를 정리하고 시간별로 내용을 넣고 사진관에 맡길 필름들을 눈에 잘 띠는 곳에 놔두고 나자 몸이 좌악하고 풀어진다.


소파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벨이 울렸다.

나가 보니까 오늘부터 일하기로 한 메이드가 와있다. 

이름을 물어보고 이거저거 앞으로 할 일들을 얘기하고 나자 정작 시킬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아아 밥은 조금 있다가 나가서 먹을 예정이고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냥 빨래만 해주고 내일 오라구"


윙윙거리는 세탁기 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사진들을 넘겨봤다.

사사삭 넘어가는 사진들속에서 내 기억도 사사삭 다시 중부로 향한다. 사진은 마지막 순간에 다시 시작되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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