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은....
할 정도의 사건이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 내내 쿠울하지 못하게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주초에는 계속 감기로 고생했고 주말은 만취로 인해 정신없이 보냈다.
그런 도중에도 계속 일들이 싸우자고 덤볐고 금요일이 되서야 끝난 일은 그냥 콰앙하고 터트려 버리는 게 나았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걸린 설사까지 정말로 쿠울하지 못한 한 주였다.
"알았지? 늘 쿠울하게 노력해도 그게 글세 몇 번인가는 정말로 쿠울하지 못한게 현실이라구"
툭툭치는 머리
그런 연유로 인해 교회가 끝나고 잽싸게 스시바에 가서 돈카스 덮밥을 먹고는 집에 들어와 틀어박혔다.
집에 틀어박히는 것 참 좋아했다.
정말로 몇 달씩 틀어박혔던 기억이 몇 번인가 있다.
슬슬 망해가던 우리집은 집이 세채에서 두채로 다시 한채로 줄어든 까닭에 다락엔 온갖 신기한 것들이 가득했고, 책장에는 엄청난 책들이 가득했다.
별표 전축은 고장난채로였지만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나는 얼마전에 부품을 사서 만든 5석라디오 (음질보장)가 손에 들려있었다.
"so mate. what's up today then? you're going back too far"
다시 툭툭치는 머리
창문 밖에는 '에잇 이젠 포기할래' 하는 식으로 비를 내리기는 가능성이 적은 구름들이 떠있고
그 수평의 구름들을 비행기가 수평으로 느릿느릿 지나면서 '아아 또 탄손녓이군' 하는 식의 푸념을 내놓고 있다.
창문을 닫고 '제길 나는 돈 많은 외국넘이야' 하는 마음을 먹고 에어컨을 켰다.
3CD Karaoke!!! 라고 유치하게 장식된 소니 오디오에 정말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서 내 손에 들어온 김윤아의 애상곡을 걸고
소파에 앉자 다가온 오래간만에 만나는 소위 일요일 오후시간이 손에 잡힌다.
시디가 끝나고 그 동안 다운받은 모든 고수준부터 저수준까지 그리고 광란부터 우울의 극치까지의 노래들을 틀어제끼는 시간이 흐른다.
내가 많일 늘신하고 쉬크하게 생긴 여자애였다면 미친 듯이 춤을 췄겠지만 뭐 난 글을 쓴다.
아마도 옆에 집에 만삭인 일본 아줌마는 내일 아침 식당에서
'오오 그건 예의에 벗어난 행위였어요'
라는 식의 얼굴을 할지도 모르고,
앞집에 늘 우는 아이의 아버지는 뭔가 충고를 하거나 중국넘이니까 아래 리셉션에 신고할 수 있을 정도의 소리가 집을 가득 채운다.
"Shall we go furthur?"
툭툭치는 머리
"Why not mate."
3D groove 버튼을 눌러 버리는 소위 일요일 오후의 시간
댓글,
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