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봄이다.
솔직히 두 번째인데
저번 봄은 이사하느라고 또 이 동네에 적응하느라고 기억이 도무지 나지를 않고
옅은 녹색으로 잎사귀가 물들고
산이 진달래로 붉그스럼 했다가
녹색으로 바뀌는 모양을 본 게
이번이 처음이다.
간만에 동네를 돌아다니며
아파트촌에 온 봄을 구경했다.
잘 정리돼서 삭막하게 보이는 자연도
봄이란 시간에 순응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이사를 나오기 전의 봄은
마당에 꽃들이 피고 모종들이 파릇거리며 자라나고
고양이들이 본격적으로 장독대에서 뒹굴거리는 것이었는데,
이 번 봄은 한 화분의 꽃도 사지 않고 지난다.
그렇지만 역시나 봄은
누군가를 뒹굴거리게 하고
하늘거리게 하고 슬쩍 올려다보게 하는
성질이 있는 것 같다.
피잇 지나는 봄바람을 느끼면서
아파트의 봄을 맞이한다.
아파트의 봄은
집안으로 끌어들이기가
좀 힘든 타입인 것 같다.
Lomo LC-A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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