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사나이의 로망?



그러니까 그게 저번주 토요일이었다. 

엄청나게 더울 것이 뻔한 토요일 새벽에 꾸벅거리면서 일어나서 얼음물 싸고 골프채 챙겨서 동나이 골프장으로 향했다. 

별건 아니고 늘상 있는 토요일 골프였다. 


부장님과 과장님들께 인사드리고 바로 경기 돌입. 

바람을 가르며 내 드라이버가 스윙을 했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임팩트가 된 공은 바로 앞에 줄줄 구른다 -_-;;;  

이런 식으로 허부적거리면서 가고있는데, ㅇ과장이 신무기를 꺼내 놓는다. 


"이거봐봐 김대리. 이번에 하나 장만했지" 

"헉 이것은 이거 달랑 하나에 400불이 넘는다는 그 문제의 T사 드라이버 아닌가요?" 

"음 흠흠흠. 신무기를 장착했으니 오는 한 번 질러볼까나" 


그러면서 붕붕 몇 번인가 휘두른다. 그리고 나서는 


"이거 봐봐봐 김대리야. 이번에 무리하면서 이것도..." 

"헉 이것은 퍼터인 주제에 3백불에 육박한다는 그...." 

"후핫핫핫. 함 쳐 바바"  


역시나 비싼 넘은 넘 좋았다. 

자연스런 궤도가 그려지면서 꽤나 멀리있던 공이 슈욱 하고 홀로 빨려들어간다. 


"거봐라. 김대리야. 돈 좀 들여서 채 바꿔. 그 채 얼마라고 했지?" 

"넹? 가방하고 드라이버하고 아이언 퍼터 몽땅 합쳐서 300불여" 

"아이구. 도데체 뭘로 만들었길래 그리 싸? 야야 약간 무리해서 함 질러봐~"  


그래서 내 골프채들이 일거에 무시당하는 상황에서 (그렇다 남들 가방 하나 사는 가격에 풀세트를 장만했다 -_-;;) 

오기도 나고 해서 무리해서 (허억- 외국서 돈떨어짐 넘 서러운데) 인출을 해다가 싱가폴에 출장가는 사람을 붙잡고 돈을 건네주며 파아아아악 질러버렸다.  

파아아아악 파아아악 질렀다 아아 뭐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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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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