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제 따님을 제게 주십시요'라는 인사차.....가 아니라 (요사이 농담이 부족하다 -_-;;) 꾸벅거리고 졸고 있는데 땀이 와서
"우리집으로 초대할려구요" 하길래
"왜?" 했더니
"오늘 김부장, 문부장, 유과장, 이대리가 올 예정인데 김대리도 와여" 한다.
"맛있는거 주냐?" 했더니
"당근이져"
하길래 가기로 하고 땀네 집을 방문한 것이다.
땀은 울 회사 경리직인데 얼굴을 보통이지만 몸매가 늘씬해서 늘 안이 기가 죽는 그런 사람으로 (이 얘기가 아닌듯 -_-a)
암튼 땀은 영어는 잘 못하지만 늘 돈도 찾아다주고, 저번에는 소화제도 빌려주고.... (이 얘기도 아닌듯 -_-;;;;)
이렇게 쓰고 나니까 내가 왜 땀네 집에 초대를 받았는지 도통 모르겠다.
암튼 초대를 받았으니까 와인을 한 병 들고 땀네 놀러갔다.
"알았죠? 그러니가 기사한테 다리를 넘으면 바로 좌회전해서....."
라고 땀이 말해서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흥아저씨한테
"미스터 흥, 유노우, 송사이공 데어 어 브릿지. 오케? 덴 레 짜이 베 디땅~"
하는 식으로 열심히 설명했다.
흥아저씨는 '뭐 니 말은 잘 모르겠다만 함 가보지' 이런 얼굴로 출발을 했다.
땀이 말한대로 좌회전을 하자
허억~
앞에는 건평 약 100여평에 달하는 4층짜리 거대한 저택이 있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1필지에 해당되는 건물의 폭이 4m니까 도데체 이집은 몇 필지를 건들이면서 지어진 것인지 상상이 안갔다.
띵똥하자 땀이 신난다고 나온다.
"어서와여~ 다른 사람들 다 왔다고요~"
규모에 놀라 머엉 하고 집에로 들어가서 호치민시 세금국장이신 아버님과, 국세정 세무 계획과장이신 어머님과, 국세청 세무조사과에 근무중인 오빠와 인사를 나누고,
오늘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해주신 호치민시 세금당국 인사들과 중앙부처 세금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저쪽을 쳐다보니 이미 회계담당 과장과 대리는 차렷자세로 술을 받고 있었고, 부장들도 명함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Geologist인 나는 뭐 별로 큰 상관이 없었으므로 달콤하게 소스를 뿌린 새우를 먹었다.
음식을 우물 거리고 있는데 땀 아부지가 내게 오더니
"얼마전에 이 집을 새로 짓고 이사하게 되서 한 번 초대한 거라네"라고 하시면서 말을 걸어왔다.
"아 그러시군요. 땅값이 여기정도면 한 3억원 (30억동) 은 할텐데..." 했더니
"자네 땅에 좀 관심이 있군!!" 하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결국 술자리로 이어졌고, 여자들은 "아유 못말려!" 하면서 다 없어졌고 (아아 흑흑) 남은 사람들은 밤새 열라 술을 마셔댔다.
이로서 5일 연속 퍼마시기의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술이 오르자 땀 아버님이
"자자, 우리 부족한 딸을 잘 봐서서 고맙고" 하자
"아이구 땀이 워낙 똑똑해서"라는 대답이 이어졌고
"앞으로 세금때문에 일생기면 귀찮게 이거저거 일하지 말고 나한테 전화를..."
하셨다.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와서 자고는 아침에 출근하니까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빌빌 거리고 있다가 땀한테 가서 인사를 했다.
"어제 잘 들어갔어요?"
"우웅, 근데 어제 그 술 뭐야?"
"오오 그거 훌륭한 술이라고요. 우리집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결국 머리가 아픈데 약도 못얻고 자리로 돌아왔다.
뭐 결론은, 세무공무원은 우리 나라나 베트남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따가 땀한테 돈 좀 찾아다 달라고 부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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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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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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