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것과 징한 것



"자자 이렇게 말이죠 이쪽과 저쪽을 썰어주면..... 어때요 넘 귀엽죠?" 


때는 2002년 유미코가 신난다고 일본음식을 해대고 있다. 


"으음, 확실히 검정색과 녹색의 조화가" 

"후후 그걸 이렇게 아까 만들어 놓은 녀석들과 같이 두면....아 귀여워~" 

"유미코야 이뿌긴 한데.... 열라 한 시간째 만들고 있는 게 계란말이랑 미나리 김에 싼거자나. 언제 먹을걸 만들거야?" 

"아아, 이런이런 일본음식은 눈으로 반을 먹는거라구요!!" 

"하아~ 스파게티 삶을건데 니꺼도 좀 해줘?" 

"넹~"  




"아점마~ 여기여~" 


때는 2003년 10월 친구녀석과 전골집에 있다. 


"여기다가 밥 좀 볶아주세염" 

"알았어요" 

"야, 또 먹냐?" 

"아 새끼 영국 살다가 와서 우리 정서를 잊었구만. 여기 볶아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다구~"  


우리나라 스타일은 뭐랄까 깔끔한 편이라기 보다는 징헌 것을 좋아한다. 

항상 진한 것을 추구하고 미워도 다시 한 번 이고 좀 깔끔하게 살라치면 


"세상이 변했어..." 


등등의 얘기가 나온다.  


일본여자애와 사귀다가 헤어지면 비록 밤길에 등을 칼로 찔릴 각오를 해야지만 겉으로는 깨끗하다. 

우리나라는..... 

뭐랄까 다시 또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만나고.....  


오늘 우연히 예전에 알던 여자후배애가 아직도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뭐 당장 죽을병에 걸렸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살을 할 만큼 상황도 아니었지만 왠지 아직도 빌빌거리는 모습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니까 전골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쓰는데 탕이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탕아 북부여자들은 어때? 깔끔하게 헤어지나?" 


물었다. 


"오 노노노노노노노노 절/대/로/ 그런 생각하면 안돼여" 

"왜?" 

"오오 북쪽 여자들 무서워여. 한 번 잡은 남자 절대로 안노쳐요" 

"그래?" 

"겉으로는 순종적이나, 주변을 항상 감시하면서 다른 여자들의 접근을 사전차단하고, 용서란 없져. 

  글고 헤어진다고 그러면 아마 남자쪽을 죽이고 자기도 죽는다 뭐 이런식이져" 

"그치만 너 저번 여자친구와는 헤어졌자나" 

"그건 다른 녀석한테 간거니까 그런거져. 왜 아픈델 찔러요" 

"오오 미안미안"  


으음 인생이 깔금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오늘이다. 

도데체 처음 이 글의 의도가 뭔지 생각나지 않는다. 쪄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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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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