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판이 좋아



캄보디아에서 돌아와서 집에 문을 여니까 예의 그 사람 없는 동안의 냄새가 났다. 


뭐 가구 녀석들이 공차기라도 한 것 같은 그 냄새를 창문을 열어서 없애면서 짐을 풀었다. 

짐을 다 풀었을 즈음에 청소하는 아점마들이 쉬쉬쉭하고 들어와서는 


"해피 뉴이어~ 해피 트립?" 

한다. 


으음 그러고 보니가 여행 가기 바로 전에 


"그러니까 여행가 있는 동안에는 청소할 필요 없고 토요일에 들어오니까 그 바로 전에만 청소를..." 


하는 식으로 부탁했던 것이 기억난다. 

결국 아점마들이 쉬쉬쉭하고 뛰어 들어온 것은 


'허억~ 벌써 토요일인게야?' 라든가 

'아앗! 청소를 잊었서' 


등등의 결과인 것이다. 


아줌마들의 대충대충 청소를 바라보다가 필름을 꺼내고 아이스티를 타고 했더니 청소 다 끝났다고 싱글거리면서 나간다.  


그리고 장판 바닥에 누웠다. 

등에 전해오는 서늘한 느낌.... 

난 이 느낌이 좋다. 


장판바닥을 뒹굴거리면서 역시 장판으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처음 이 집을 계약할적에 


"그럼 손님 뭐 특별한 주문사항은?" 하길래 

"벽 전부 다시 칠해주시고, 바닥을 장판으로" 했다. 

"그럼 침실도요?" 

"네, 모/두/ 장판으로 바꿔주세요" 


결국 모든 카페트는 들어내지고 장판이 바닥을 점거했다.  

장판에 등을 부비거리고 있으니까 진짜로 집에 온 생각이난다. 


왠지 할머니가 마실거랑 그런거 가져오실 것도 같고. 

2004년 1월 24일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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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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