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팀은 뭐랄까 인화와 단합 그리고 팀웍을 중요시하는 그런 팀인 것이다.
때문에 매주 목요일 오후 4시에 회의를 가져서 일주일간의 업무실적을 보고하고 평가하고 계획을 세우며,
또 이게 끝나면 바로 음식점으로 달려가서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뭐 이런 상황하에서 어제 탕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야, 저번에 갔던 구이집 장난 아니게 좋더군"
"어디 갔었는데?"
"파스테르 거리에 있는...."
"아아, 그 정도 가지고. 니가 아직 진정한 베트남식 구이집을 못만난거야"
"그래도 괜찮던데"
"노노노 그렇다면 오늘 한 번 진가를 보여주지"
그리하야, 잽사게 회의를 마치고 (누가 고기집 간다는데 회의에서 질문을 하겠는가 -_-;;;), 미스타 탕이 열라 자랑하는 고기집으로 갔다.
이 번에도 역시나 40도짜리 베트남 소주인 넵뭐이를 시키고 연신 원샷을 해대면서 고기를 구웠다.
이번에는 리셉션을 보는 미스번과 리갈쪽의 미스푸엉이 함께 왔다. (잘했어 미스터 탕 ^^)
일단 이거저거 주문하자 쯔끼다시로 파파야를 새콤하게 무쳐서 마른 새우와 같이 먹는 것과 예의 여고생들이 좋아하는 부화직전의 메추리알이 나왔다.
왠만한 것은 다 먹지만 난 도무지 이 부화직전에 메추리알은 먹지못한다. 생각해보라 메추리알을 깠는데 메추리가 들어있다면...-_-;;;
암튼 옆에 앉은 번과 푸엉은 신나게 먹어댔고....
화로에 숯불이 지글지글 불타오른 다음 처음에 나온 것은 소고기.
원래 베트남 소들은 물소라서 질긴데, 어떻게 양념과 숙성을 해댔는지 열라 부드러웠고 맛있었다. 게다가 옆에 앉아있는 번이 계속 집어줘서 넘 고마웠다.
소고기가 끝나고 나온 것은 토끼고기. 역시나 베트남식 양념으로 노린내 하나 나지 않았다.
토끼고기 뒤를 이어 뱀고기가 나왔다.
남자한테 좋다고 번이 계속줘서 열라 먹고 있는데 탕과 니가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웨이터를 불렀다.
웨이터에게 뭐라뭐라 하니까 녀석이 '오옷' 하는 표정으로 잽싸게 주방에 들어가더니 소중하게 살아있는 전갈 한 마리를 들고 왔다.
여자애들은 꺅꺅거리고 남자들은 마치 활어횟집 가서 주인이 "이넘으로 해드립죠" 하는 물고기를 보듯이 쳐다봤다.
나를 쳐다보길래 엉겁결에 OK 했더니 바로 달려가 다섯 마리를 구워왔다.
그러니까 접시에 예쁘게 야채를 장식하고 방사형으로 다섯마리의 전갈이 가지런히 담겨있었다. -_-a
뭐... 맛은.... 의외로 괜찮았다는 것이다. 꼭 과자를 먹는 그런 느낌이었다. 아삭아삭. 정도라고 할까.
여기까지 먹었는데 못먹을 것이 없다 생각이들어서 애들보고 맘대로 시키라고 했다.
그 이 후로 장어구이와 염소 가슴 (정확히 유방. 부끄....^^), 이름모를 동물 고기까지 구웠고,
꼭 도미같이 생긴 생선을 넣은 찌개를 끓여서 쌀국수와 같이 먹음으로써 오늘의 구이잔치를 마쳤다.
아침에 인간들을 다시 만났더니 어제밤 좋은거 먹었다고 킥킥거리고 있다.
나는 뭐 졸리기만 한데, 베트남에 아직 적응안돼는 모 과장님은 배를 움켜쥐고 허억- 하고 있다. 불쌍.....
오늘의 결론은....
(1) 양념만 잘하면 어떠한 고기도 먹을 수 있다.
(2) 베트남에 오면 빨랑 위장을 베트남식으로 바꿔야 한다.
뭐 이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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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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