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생활이 길어진다



호텔에서 생활한지 한달이 가까워진다. 


뭐 늘상 보는 호텔방은 늘상 그런 정도의 느낌을 주지만서도 자세히 보면 이것저것 변화가 있다.  

우선, 초창기에 곱게 개어서 옷장에 들어가 있던 옷들의 약 1/3은 의자위에 널부러져 있고 (물론 모두 메이드들이 접어서 올려두었지만서도)   


베드사이드 테이블에는 20여개가 넘는 초컬릿들이 놓여있다. 

이 초컬릿들은 아마도 프랑스식 호텔인 관계로 매일 저녁 하나씩 주는 것인데 처음엔 이게 귀마개인줄 알고 -_-;;; 쳐다도 안보다가 (난 머리만 대면 잘잔다) 얼마전 쵸컬릿인걸 발견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쵸컬릿을 안먹는다. 

뭐 영국에선 왜 먹어댔냐고 하시겠지만 그건 영/국/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먹은거지 결코 좋와 하지는 않는다.  

쵸컬릿 따위는 흥!!  

마치 한양간 이몽룡이 춘향이를 거들떠 보지 않는 듯 한것이다. 

이게 스토리가 그게 아니었던가 -_-a  


아침부페의 스탭들과 친해졌다. 

이제는 방번호도 물어보지 않고 넌스모킹으로 잘 안내도 해주고 매니저와는 이거저거 얘기도 나눈다. 

뭐 그녀가 여전에 연수차 부산에 몇 달간 있었고 우리회사 사람들이 자주오고 이런 정도의 얘기지만서도....  


점점 뻔뻔해진다. 

예전엔 런더리 서비스 양식도 꼼꼼하게 쓰곤 했는데 이젠 사인만 해서 휙 던져놓고, 

미니바가 있는 냉장고엔 가게에서 사온 맥주랑 과일도 넣어두고 침대 머리맡엔 자기 전에 우물거리는 과자류를 아무렇게나 방치한다. 


처음엔 일주일에 1달러씩 꼭꼭 팁을 줬는데 요사인 자주 잊는다.  


아직도 몇주간의 호텔생활이 남았다. 

글쎄 호텔은 최대 일주일까지가 재미있는 것 같다. 역시나 자신의 그루브를 엉덩이로 새기는 그런 삶이 사람에게는 맞는 것 같다.  


하기사 예전에 돈없어서 싸구려 호텔에서 일주일 지낼적에는 


'아쒸 다음엔 꼭 five star hotel에 있을거얌' 


했던 걸 생각하면 즐거워 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빨리 라면이라도 끓여먹을 수 있는 집으로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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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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