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로모그래피 보는 법



사진들을 정리했다. 

저번 영국에서처럼 대책없이 한 몇년 지내다가 하루 밤을 꼴딱 새면서 정리하다가 머리 아픔과 메슥거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리를 시도했다. 


내가 뽑는 현상소는 사진을 현상하면 필름, 사진과 함께 작은 정리 앨범을 필름마다 하나씩 준다. 

덕분에 쉭쉭 꽂아 놓고 필름번호만 붙이면 정리가 끝난다 ^^)/  


이번 사진들은 그 동안 로모와 FM-501로 찍은 녀석들이다. 

당근 에펨이 멋진 색과 완벽에 가까운 촛점을 보여준다.  (당근 잘나가던 시절의 니콘의 힘인 것이다)  


이에 비해서 로모그래피들은 왠지 뭔가가 들어간 듯한 색과 '아아' 소리가 나오는 촛점과 뭐 그런 느낌이 든다. 


'베트남은 아직 로모를 이해 못해' 라든가 

'도데체 몇년간 로모를 쥐었는데...' 


라는 식의 말이 나왔다.  


하지만 어제 맥주를 몇 잔 마시고 2차갈 사람이 없어서 (흑흑 애인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호텔로 들어와 샤워를 하기전에 잠깐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아주 짧은 잠이었는데 두고 온 것들이라든가 두고 온 사람들 이제는 떠나간 사람들이 잔뜩 출현해서 내게 생각과 말을 강요하는 그런 꿈을 꾸었다.  

끈끈한 몸 덕분에 바로 일어나서 샤워를 하면서도 마음이 우울해졌다. 

잠은 달아나 버렸고.... 책상에 앉아서 베트남어 공부나 하려다가 사진앨범들을 넘겼다.  


역시나 로모그래피들을 보고 있자니까 그 사진을 넘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사진은 사진이다....를 예의 그 단순함과 조잡함으로 그리고 다시 여기서 나오는 새느낌으로 깨어버린 로모가 있었다.  

뭐 그렇다는 얘기 내 로모그래피는 천천히 볼 것. 내 로모그래피는 몇번인가 봐줄 것.


-------------------------

(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hj lomo >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의 차이  (0) 2018.03.03
베트남 식 구이집  (0) 2018.03.03
대화 대화  (0) 2018.03.03
호텔생활이 길어진다  (0) 2018.03.03
로모그래퍼 인 베트남  (0) 2018.03.03
더보기

댓글,

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