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쩨에 놀러가다 - 하편




왜 아래는 빈쩨라고 하고 여기는 벤쩨라고 했냐고 물으신다면 실제 들어보면 딱 이 둘에 중간발음이라고..... 

흠흠  암튼, 오후 수업까지 마치고 슬슬슬 걸어서 긴긴 코코넛 나무사이를 통과해서 길가로 나오자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 주여 드디어 에어컨입니다. 

감동~ 참고로 난 이 날 5병의 500ml 생수를 마셨지만 화장실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마을을 뜨자마자 우리 새임들이 신나는 표정으로 바뀌더니  


"자자, 이제부터는 놀러다니는 시간입니다" 


하는 거다. 

덕분에 이제는 영어도 맘대로 써도 되고 옙 새임도 종이도 안꺼내기로 약속도 하시고.  


이런 분위기를 몰아 이상한 베트남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가사 내용은 행복해 행복해 아 행복해 행복해 미치겠어 -_-;;;)  

코코넛 사탕가게에 가서 코코넛 사탕을 일일히 손으로 포장하는 것도 구경하고, 바나나로 만든 40도짜리 술도 시음하고, 

벌을 기르는 섬으로 가서 꿀차도 한 잔 하고, 뱀도 구경하고 새도 구경하고 물고기도 구경하고.....  


정말 이정도 되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베트남 더운 나라인지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버스에 다시 올라 그러니까 아침의 역순으로 버스타고 페리타고 다시 버스타고 호치민시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옙 새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북쪽에 지고 나서 남쪽 사람들이 받는 이런저런 차별을 들었다. 

뭐 하기사 북한한테 져서 서울이 김일성시가 되면 나도 그닥 기분이 좋지 않겠지....  


"사이공 이라고 그래요. 호치민보다 짧잖아요 (베트남어로 사이공시는 그냥 Sai Gon 이라고 하면 되지만 호치민시는 Thanh pho Ho Chi Minh 이라고 해야한다)" 


디엡 새임은 살짝 웃으면서 말한다. 

결국 평등이란 것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사회든 어찌되서 현재에 이르렀던.  


사이공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퍼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 먹은 곳은 Pho Hoa 라는 곳이었는데, 사뭇 맛있었다. 

베트남 애들이 "여기가 젤로 유명해!!!"라고 한다. 

혹시나 호치민 올 일 있으시면 추천!!! 위치는 파스터 거리!!!  


호텔에 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와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비비씨월드를 봤다. 

극적인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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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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