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가방




보통 사진을 심각한 취미로 삼은 사람이나 전문적으로 찍고 다니는 사람들의 가방을 보면 뭐 사진 찍는 곳이 아주 특별한 곳이 아닌 이상 가방이 어느 정도 부피가 된다. 

뭐 백업용이나 흑백용 사진기 하나 더 넣고 필름 챙기고 간단한 청소장비와 필터를 넣고 필요하면 삼발이 붙이고 등등등 하다보면 일정 부피 이상의 가방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로모로 사진을 시작한 나는 로모용 작은 혹은 간이 가방을 들고 다녔다. 

그러다가 디지털을 하나 구입해서 가지고 다니다가 카르푸에서 세일을 하는 '디지털 전용 카메라 가방'을 샀다. 

그렇지만서도 지금은 이 두 가방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 


어딘가로 떠나면서 사용하는 가방은 저번에 시장에서 2.99파운드 주고 산 검정 녀석으로, 두 카메라를 가방에다가 스윽하고 넣어버린다. 

'터프한 넘들'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넣지만 뭐 녀석들은  

'이론~ 장난이 아니네~' 할 수도 있다.  


이유인 즉슨,  카메라 2대를 같이 가지고 다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뭐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아니라, 로모가 보는 세상과 디지털이 보는 세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필요한 카메라가 달라진다.  


그래서 어제, 공부도 하기 싫고 해서 카메라 전문상가에 가서 가방을 봤다. 


결론은... 

아직까지 이 세상에 로모와 Olympus C-1을 같이 수용하는 스타일의 가방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바랬던 가방은 로모 넣고, 여분 필름 몇개 넣고, C-1 넣고 여분 배터리 넣고, 여분 메모리카드 넣고 그리고 모양은 무겁지 않고 크기는 넘 크지 않으면서, 가격은 적당한 뭐 그런 것이었다.  


저번에 시씽헐스트 가든(Sissinghurst Garden)에 갔을 적이다. 

여긴 사진가들한테 꽤 알려진 곳으로 SLR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주간 사진잡지의 힘!!) 

그런데 이곳은 오로지 아마추어들에게만 개방되고 프로작가들은 찍을 수 없는 그런 곳이다. 덕분에 트라이포드도 사용할 수 없다.  


내가 로모와 디지털을 연신 꺼내면서 사진을 찍고 있자, 관리하는 아저씨가 다가와서  


"Are you an amateur photographer?" 


한다. 

그래서 내 가방을 툭툭 치면서 


"Sure sir" 


해줬더니 윙크를 하면서 떠나갔다. 

역시나 가방이 하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추가 정보)

- 시기 : 2002년

- 장소 : 영국 서리 에그햄



'hj lomo >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업데이트중 그리고 금요일  (0) 2018.03.02
SLR과 Zeroboard  (0) 2018.03.02
영국식 만찬....을 경험하다  (0) 2018.03.02
지질학과의 공통점  (0) 2018.03.02
다시 시작된  (0) 2018.03.02
더보기

댓글,

mmgoon

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들의 보관소 같은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