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게 아니라구....




오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회사에 있는 동기녀석이 뭔가를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다가 


"그래 영국가서 빈둥거리니까 좋지?"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서도 솔직히 '빈둥거린다'라는 것은 표현이 맞지 않는다. 

30대에 20대 애들하고 같이 공부하려니까 머리도 안따르고 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공부를 해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는 아침 9시에서 9시반에 랩에 나와서 약 한 시간 동안 이메일과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공부시작, 

12시반이 되면 매점가서 샌드위치와 감자칩을 사다가 다시 랩에 앉아서 식사 

1시부터 다시 공부시작 

3시 정도에 오후 티 한 잔 다시 공부 오후 7시경 귀가 및 식사. 

뭐 이정도의 삶을 산다.  


주말에도 심심하니까 랩에 나와서 이것저것 하고.... 

주말이 이틀이나 되지만 토요일에는 쇼핑하고 빨래, 주일에는 교회를 간다.  


결국 탱탱 노는 것은 아닌데, 뭐 한국에서 보면 여기는 그냥 노는 것이지마는... 

하기사 나도 그랬었다는 생각이 든다.  

뭐뭐 그렇구나. 

그래도 주말이면 몇박몇일로 놀러갈 수 있고,  

두 달에 한 번씩은 외국에도 나가고, 

정말 공부하기 싫으면 사람들하고 바베큐도 할 수있고,  

요사이는 한국에 돌아가서의 삶을 생각한다. 


주공24평 아파트로 다시 돌아가는 그런 삶. 

얼마전에 인터넷으로 우리 아파트 평면도를 구해서 '여기다가는 침대를 놓고 여기다가는 컴퓨터를 놓고'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하다가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사서 여기저기 찍어본 방안 풍경을 바라보고는 왠지 모를 우울함을 느꼈다. 


한국 돌아가서 열심히 일해서 우리나라도 주말이면 마음 편히 여행도 가고, 가끔은 외국도 다닐 수 있고, 

마음 편히 친구들 불러서 놀 수도 있는 나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왜 한국에 있을적에는 그리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을까를 자꾸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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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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