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은 그냥 샌드위치로 방구석에 앉아서 때우고 싶었는데 길에서 아는 후배녀석을 만나서 학생식당에서 먹게 되었다.
뭐 오늘도 대충 맛없는 음식 녀석들이 줄을 지어 있었고, 겨우 고른 것이 칩스와 (이건 영국에서 밥같은 거다) 하와이안 스타일 피자였다.
소금과 후추를 쳐서 먹으니까 입속에서 예의 영국식 베이컨이 파인애플 조각과 같이 씹혔다.
그리고 좀 짰다.
저녁에 집에 와서 누군가 빌려준 릴루&스티치 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다.
배경이 하와이고 주인공인 동양인이고, 미국식 가정애를 그린 애니메이션이었고 당연하지만 액션은 그저그랬고,
외계인 캐릭터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설정에 애니메이션이었다.
뭐 잘은 모르지만 상업적인 성공은 못했을 것이다. (아닌가?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전 세계 어린이들이 열광하고 있단 말인가?)
거의 다 봤을 때 즈음에 전화가 왔다.
"형, 놀러가도 돼여?"
"오지마"
"한국 비됴 구했는데..."
"글면 와 -_-;;"
그래서 릴루&스티치는 접고 해안선이라는 영화를 봤다.
왜 장동건일까. 왜 저 여자는 저럴까. 왜 스토리가 뛸까. 왜 개연성이 자꾸 부족할까. 왜...
이런 생각으로 뭐 나름대로 멋진 장면들을 보면서 (수족관씬이라든지, 풀밭이라든지, 갯벌씬이랄지...) 시간을 보냈다.
"야~ 형 쥐기는데~"
"뭐가?"
"간만에 한국 바다를 보니까 팍 해산물이 먹고프네~"
"난 별로"
"하긴, 하와이나 뭐 이런거 보단 못하지"
"갑자기 왠 하와이? 너네 둘 결혼함 하와이로 신혼여행 갈거냐?"
"아니야, 우린 호주로 갈거야아"
피자에게는 파인애플 한 쪽으로 팔려버리고 디즈니 애니에는 불을 뿜거나 괴물이 나오거나 하는 식으로 변형되고
한국 신혼부부한테는 허니문 트립 장소로도 선택 안되는
내게는 파호에호에라는 이름은 이상한 용암으로 기억되는 하와이 그리고 하와이안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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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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