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제 아침이었다.
"아아 미스터김 빨랑 이쪽으로 와봐봐요. 나 일친거 같아"
ㅅ회사에 다니는 쯍녀석이 전화를 했다.
아마도 저번에 부탁한 자료처리에 문제가 있나부다.
"이누므 시키 그니까 잘하라 했쥐!! 암것도 손대지 말고 기달뤼!!!"
부리나케 차를 타고 ㅅ사로 달려갔더니 나와 동갑이자 리셉셔니스트이 마이 아줌마가 맞아준다.
"하이 미스터김 왠일이에요?"
"아아- 이 쯍 새키가 일쳤나바바"
"에이 설마요. 이쪽으로 들어가세요. 차가져다 줄께여"
회의실에 들어가서 쯍이랑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뭐 대책강구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구박을 하면서 다시 해내라고 징징거리고 있었다 -_-;;) 노크 소리가 났다.
기술팀 비서인 마이가 차가져 온 줄 알고 봤더니 왠일인지 사장비서인 옥이 차를 가져왔다.
"왠일이야 옥아? 니가 차를 가져오고?"
"후후 걍 미스터 김 한 번 보려고염 ^^"
허억~ 왠일일까? 하고 놀라고 있는데 지난 30분간 쿠사리를 얻어먹던 쯍 녀석이
"아아뉘. 울 회사까지 마수를 뻗히다뉘!!!"
하고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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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제 오후였다.
로모필름 맡기고 회사로 오다가 영국넘인 ㅁ씨를 우연히 만났다.
"그래 별로였다면서?"
"후우- 지난 2년간 일한게 다 꽝났지뭐"
ㅋ사에 근무하는 ㅁ씨는 예의 그 영국적인 성격으로 지난 2년간 정말 죽도록 일하고 집에도 한 번인가 밖에 못가고
덕분에 이혼도 당하고 암튼 열과 성을 다했는데 이번에 석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개 이 경우 geologist들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아아- 나는 꼭 찾을거얌. 필승!!!)
"뭐 다음엔 잘 되겠지 (기회가 올까?)"
"뭐 어쩌겠어. 그나저나 최종보고서는 이따 오후에 보내줄게"
"알았어"
2시경이 되지 미친듯이 졸렸다.
그래서 차우한테가서 사진도 보여주고 커피도 얻어먹고 있었다.
조금 노는데 번한테 전화가 왔다.
"미스터 김 왜 거기 있어여? 암튼 미스차우가 찾아왔어요"
"무슨소리야. 차우랑 지금 같이 있는데"
"아아- 한심. 지금은 차우랑 같이 있자나요 차우가 찾아왔다고요!!"
(성조 표시가 그리고 개념이 없는 우리나라 말. 내 귀에는 둘 다 같이 들린다 T_T)
리셉션에 나가보니까 ㅋ사의 차우가 아까 ㅁ이 말한 자료를 가지왔다.
"아유 뭐 이걸 직접들고왔어. 걍 멜로 보내지"
"헤헤 한 번 구경하려고요"
"뭔 소리야 어짜피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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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 아침이었다.
"김대리 나좀 빨랑~"
"넹~"
"야 김대리야 내가 오늘 비서 면접봐야하는데 울 아들이 학교서 사고를 쳤댄다."
"아니? 그래요?"
"아, 이새끼 누굴닮아가지고~"
누굴 닮았을지 뻔하지만 암튼
"그래서 지금 가보셔야 되여?"
"그래 학교에서 짜르겠다고 난리야~ 그니가 니가 이 서류가지고 면접 좀 바라"
"넹"
어짜피 이번 면접은 최종도 아니고 지원자들의 언어실력이랑 뭐 그런거 추리는 거였다.
그래서 면접관 자리에 앉아서 면접을 봤다. 내가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영어실력쪽. 2배수를 뽑아서 컴퓨터 및 사무실력을 본단다.
"다음 들어오셈"
"굳 모닝 써~"
엥? 옥이가 들어온 것이다. 물론 옥이야 영어 잘하고 학벌 좋고 등등등.....
"근데 왜 울 회사 지원했어?"
"네. 그것은......"
옥이가 진짜로 왜 지원했는지 개인적으로 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들어오셈"
"굳 모닝 써~" 엥?
차우가 들어온 것이다.
물론 차우도 영어 잘하고 옥이랑 같은 학교 (정확히 말하자면 짱으로부터 시작하는 학벌 바로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 다이혹 과혹 사호이 바 년반-출신이다)다.
"근데 왜 울 회사 지원했어?"
"네. 그것은......"
차우가 진짜로 왜 지원했는지 개인적으로 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무려 세 시간 반에 걸친 면접을 끝내고 나오자 피곤했다.
물론 이번에도 빽이 예외없이 작용해서 지원자들의 반은 자기실력으로 반은 빽으로 온 것이 분명했다.
물론 옥이와 차우는 최종선발까지 올라갔다. 당근 내가 한 말을 100% 알아들은 사람은 얘네 둘 밖에 없다.
점심먹고 와서 짱을 찾아가서 이거저거 물어봤다.
"옥이가 왜 지원을 했대?"
"아, 지금 회사에서 옥이를 안알아주고 걍 리셉셔니스트 시킨대요"
"저런. 거의 동시통역하자나"
"그니까요"
"글면 차우는 왜 지원했어?"
"아, 걔네 요번에 실패해서 미국본사에서 철수한다고 했다나봐여"
"저런. 장난아니네"
"그니까요"
"그래서 그랬구나"
"그 애들 다 괜찮죠? 어떻게 되었어요?"
"어허~ 인사는 비밀!!!"
"그러지 말구~"
"둘 다 최종예선에 되었어"
"하하 잘 되었네요. 글면 둘 다 뽑나?"
"웃기지마. 이번엔 너네 학교 안뽑아!!! 글고 담번엔 내가 면접 안본다구!!"
"헤헤-"
아아, 역시나 힘든게 인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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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4년
- 글쓴 장소 : 베트남 호치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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