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조용한 날이



대학교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 시점을 계기로 해서 내게서 조용한 날은 없어졌던 것 같다. 

그렇다고 뭐 시끄럽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느긋하게 일어나서 다시 느긋하게 자는 그런 날은 아마도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 만 같다.  


난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라서 '아무것도 하지않음'에 대해 죄책감이 거의 없다. 

때문에 꿈같은 조용한 날을 참 즐기는 편인데.... 


가장 최고의 조용했던 날들은 대학입시-입학 사이의 시간과 제대-복학 사이 그리고 1, 2학년 여름방학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주변에서 이제 미팅, 영어회화, 친구방문, 사전준비 등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나는 그냥 11시에서 2시 사이에 일어나서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하루종일 고양이들이랑 놀거나 할머니와 수다를 떨고 다시 누워서 잠을자곤 했다.  


나를 포함해서 아무도 내가 빈둥거리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안하는 시간과 맛있는 밥을 차려주는 사람과 편안한 잠자리가 만들어주는 그런시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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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 글쓴 시기 : 2002년

- 글쓴 장소 : 영국 써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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