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의 꿈




뭐 무서운 영화나 만화를 본 것이 아닌데 밤새 아주 무서운 꿈을 꿨다. 

전반은 아주 지독한 넘이 쫓아오면서 (그렇다고 그 대상을 본 것은 아니다) 주변에 사람들을 너덜너덜 부셔버렸다. 

결국 신나게 도망다니다가 녀석을 꼼짝도 하지 않는 팔과 다리를 추스리면서 겨우겨우 찢어버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녀석의 실체는 못봤다. 뭐 보고도 싶지 않았지만. 


후반은 어떤 녀석이 계속 고문을 하면서 거짓말을 시켰다. 

발가락을 빼기도 하고 몸에다가 어떤것들을 박아넣기도 하면서 이거저거 시켜대는 것이었다. 

뭐 정작 고통은 없었지만 무서워가지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거짓말을 할까 생각을 계속해야만 했다.  


여기까지 이르자 '아, 이제 꿈은 그만 꿔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근같이 무거운 눈꺼풀을 정말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어댔고, 눈을 뜨자 옆에 시계와 안경이 희미하게 보였다. 

뭐 물을 마시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바로 잠을 잤다가는 아까 꿈의 3장을 시작할 것 같아서 냉장고에 가려고 안경을 잡으려 손을 뻗혔다. 

밤이라서 안경은 희미했고 겨우겨우 붙잡는 동안에 자꾸 잠에 빠지려고 했다. 

겨우겨우 안경을 쓰고나자 두번째 꿈이 깨어버렸다.  


이제는 확실히 나는 뒤척이면서 누워 있었고, 서늘한 바닥이 느껴졌다.  

일어나서 물을 마시고 화장실도 한 번 다녀오고 잠이 들었다.  

이게 꿈이 꾸는 꿈같은건지 아니면 이런 황당함을 느끼는 것이 악몽의 3장이었던 것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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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정보)

- 글쓴 시기 : 2003년

- 글쓴 장소 : 한국 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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