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만찬....을 경험하다



지난 금요일 저녁은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연구실 비서인 다이안 아줌마의 은퇴기념 만찬이었다. 

제법 포멀(formal)한 만찬이었기 때문에 7시 10분전에 나는 사이먼과 함께 다이안에게 줄 선물과 꽃을 들고 도착을 했다. 

식사하는 곳 옆방에다가 감춰두고 복도로  7시부터 손님들이 들어오자 하인들(솔직히 우리학교 아르바이트생들이지만 하인이라 부르기로 -_-;;)이 코트를 받아서 코트방(cloak room)에 둔다. 

그리고 사람들은 바텐더에게 와서 세리주 하나씩을 들고 talk talk talk talk.... 셰리는 영국식 전통 과일술로 달고 독하다.  

이걸 그냥 상온으로 서브해서 마시면서 으슬한 영국추위를 달랜다고 한다. 

암튼 이걸로 30-40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하고 한쪽에 붙어있는 자기 식사위치를 확인한다.  


이정도 시간이 되자 호스트인 우리교수가  "자 이제 들어갈까요?"  하자 사람들이 만찬장으로 입장을 한다. 

자기 자리에 서 있으면 (그렇다!! 앉는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다 들어올때까지 의자뒤에 서있는다) 사람들이 다 들어오고 다시 호스트가  "이제 앉죠" 하면 우루루 앉는다. 

하인들이 와인과 물을 내오고 다시 talk가 시작되고 나면 빵과 전체요리가 나온다.  


오늘 나온 전체요리는 아보카도와 게살샐러드 단,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받아들때까지 먹으면 안되는데 이게 참는게 장난이 아니다.  

오물거리면서 talk하면서 전체요리를 다 먹으면 하인들이 와서 치우고, 메인 요리를 위해서 따뜻하게 데워진 접시를 가져다가 놓는다. 

접시에 미리 음식을 담아나오는건 정식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하인들이 큰 쟁반에 음식을 담아 나와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소스도 뿌리고 다음 하인이 와서 야채류를 담고, 다음 하인이 와서 감자류를 담는다. 

암튼 이것도 남들 다 받을때 까지 기다린다. 

메인은 특별한 허브를 사용했다는 오리고기와 각종 야채 그리고 감자볼 이걸 오물거리면서 talk talk talk talk talk.....  


메인이 끝나면 다시 그릇을 치우고 디져트가 시작된다. 

디져트 스푼과 포크는 내 위쪽에 놓여있는데 손을 대지 말고 가만이 있으면 하인들이 와서 양쪽 손 위치에 놓아준다. 

디져트는 복숭아 푸딩과 크림 쵸컬릿 그리고 자두 였다. 

다시 이어지는 talk talk talk talk talk.....  


디져트가 끝나면 접시를 다 치우고 커피나 차를 마신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talk talk talk talk talk..... 

오늘 은퇴하는 다이안에게 꽃도 주고 선물도 주고 인사말도 한마디씩 거네고 사진도 찍고 등등등.... 이러는 동안 계속 와인과 물은 공급된다.  


결국 호스트인 우리교수가  


"자 오늘은 이만 할까 생각합니다. 바깥에 택시도 와있고..." 


등등으로 마무리를 하고 모두 다이안에게 키스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밖에는 택시가 대기하고 있고 다이인과 귀빈들을 태워 보낸다.  

이 때 시간이 10시30분....-_-;;;;  

남겨진 우리들은 모두 넥타이를 벗어던지면서 펍으로 향한다.  


* 왜 제목에 있는 만찬 뒤에다가 점을 찍었는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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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 시기 : 2002년

- 장소 : 영국 서리 에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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